현대에 와서 초음파 기기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의 질병을 진단하는 데 있어서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장비가 됐다. 그러나 동물병원에서 가장 가성비가 높아야 할 장비가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본 저자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자 초음파의 역사와 발전, 복강 및 심장에서 초음파 활용에 관한 연재를 준비했다. 연재를 통해 초음파 기기의 가성비가 높아지고 진단과 건강검진 등에서 많이 활용되는 효자 장비가 되길 바란다.
초음파의 역사와 발전①
1895년 뢴트겐 교수가 X-ray를 발견하고 난 뒤, 이에 대한 장비와 기술은 발견된 초기 몇 년간 급속하게 발전했다. 그러나 초음파의 의학적인 적용은 상당히 늦게 발전하였다. 처음으로 초음파가 중요하게 실제적으로 적용된 것은 1912년 북대서양에 가라앉은 Titanic 호를 찾기 위한 시도였으나, 성공적이지는 못하였다. 그 뒤 이 기술은 영상학적 면에서는 크게 진전이 없었으나, 2차 세계대전에서 군사학 분야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 쏘나(Sonar; SOund Navigation And Ranging)가 개발되면서 바닷속 독일의 잠수함(U-보트)을 알아내고자 시도한 것이 중요한 성공적 적용이었다(1). 의학적 측면에서의 적용은 1940년대 후반과 1950년대 초반이었고, 그 뒤로 빠르게 발전하였다(2).
오늘날에 사용하는 초음파 기기에 대한 발전사와 역사를 통해 임상수의사들이 좀 더 폭넓은 이해와 관심을 갖길 바란다. 아울러 이를 통해 동물의 진단과 복지 향상에 초음파를 잘 활용하는 수의사가 되기를 기대한다.
1) 박쥐가 가르쳐 준 놀라운 비밀(?)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청력은 20~20,000Hz의 주파수의 영역을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영역을 뛰어넘는 소리를 초음파(ultrasound; 초음파(超音波))라 부른다(2). 초음파도 음파의 한 영역이므로, 음파의 성질인 굴절, 반사, 흡수, 산란 등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박쥐는 어두운 동굴에서도 잘 비행한다. 이 비밀에 흥미를 느낀 이탈리아 생리학자 스팔란차니(Lazzaro Spallanzani; 그림1)는 1794년 박쥐에 두건을 씌우고, 귀, 코를 막고, 날개에 왁스와 풀칠을 해보았다. 그럼에도 박쥐의 야간 비행에는 문제가 없었다. 나중에 박쥐의 혀를 자르고 눈알을 파내는 잔인한 실험도 하였으나, 완전한 비밀을 밝히지는 못하였다. 다만 박쥐의 청각에 비밀이 있다고 추측하였을 뿐이다(3,4). 그 뒤 어둠 속을 날 수 있는 박쥐의 비밀이 ‘echolocation(초음파의 반향정위(초음파를 이용하여 위치를 찾으면서 날아다니거나 물체의 형태 등을 구별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150년이 지나서야 밝혀졌다(4).
박쥐 외에도 돌고래 등 몇몇 고래 종류도 초음파를 이용해 대화로 소통하고 바닷속을 움직이며 다닌다(5).
문헌
1. 윤선일: 어두운 물속을 밝히는 빛, 수중음향 탐지기(Sonar). 더 쎈 LIG. 2017; vol.88
2. Curry TS,III, Dowdey JE, Murry RC, JR, 1990.: Christensen’s Physics of Diagnostic Radiology, 4th ed., Williams & Wilkins, Baltimore, 323-371. Ultrasound,
3. 박지욱의 medical trivia:초음파 역사, 메디포뉴스. 2015-03-26. 디아트리트 Vol.15, No.1.
4. Kaproth-Joslin KA, Nicola R, Dogra VS: The history of US: from bats and boats to the bedside and beyond. RadioGraphics 2015;35(3):960-970.
5. 위키백과: 초음파(https://ko.wikipedia.org/wiki/초음파)
2) 소걸음같이 천천히, 꾸준히 발전해 오는 초음파기기(6)
음향연구에 있어서 일찍이(15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는 바닷속에 긴 튜브를 놓고 반대쪽 튜브에 귀를 대어 소리가 전달되는 것을 알아내었고, 이어 1826년 스위스의 콜라동(Jean Daniel Colladon)은 호수에서 한 실험을 통해 음파의 속도가 공기보다 물속에서 더 빠르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또한, 마리 퀴리의 남편 피에르 퀴리(Pierre Curie)와 형제인 자크 퀴리(Jacques Curie)는 수정의 재질에 압축 또는 인장 같은 기계적 변화를 주면 전기적 신호가 발생하는 것을 알아내었으며, 이때 나타나는 것이 초음파임을 발견하였다(압전효과;piezoelectric effect). 그러나 이러한 현상에서 발견된 초음파가 의학적으로 활용되기까지는 좀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6).
초음파가 진단장치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차 세계대전 기간이었다. 레이더에서 사용되는 펄스-에코의 원리가 초음파에도 적용되었고(7), 이것을 의료분야에 적용한 사람이 영국인 와일드(J.J.Wild)였다. 와일드는 이 원칙을 이용하여 초음파로 여성의 악성 종양을 찾아내었고, 후에 이 방법이 2차원적인 초음파 기기로 발전하게 되었다. 1948년 Howry와 그를 이은 Donald가 초음파 트랜스듀서를 개량하여 2차원 스캔을 통해서 체내에서 특수하게 반사하는 계면의 위치를 기록하는 것에 성공하였다. Donald, McVicar와 Brown(1958)은 이 기술과 비슷한 방법을 적용하여 임신한 여성의 배에 적용할 수 있는 상용화된 초음파 스캐너의 초기 형태를 처음으로 만들게 되었다.
또한, 초음파기기는 움직이는 심장을 기록하는 방법(M-mode)으로 발전되었으며, 이후 Satomura가 나가는 연속파와 움직이는 목표에서 나오는 에코와의 차이로 나타난 주파수의 Doppler shift를 성공적으로 시행하게 되었다(1957년).
문헌
6. Woo J: A short history of the development of ultrasound in obstetrics and gynecology.2003. Available from:<https://www.ob-ultrasound.net>:
7. Hill CR: Medical ultrasonics: an historical review. British Journal of Radilogy, 1973;46:899-905.
3) 동물 및 수의축산학 분야에서의 빛을 발한 초음파
동물은 말을 못하기 때문에 진단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그래서 X-ray나 초음파를 이용한 정확한 영상진단이 필수적이다.
동물에서 초음파의 적용과 관련하여, 미국에서 1956년 처음으로 동물에서 이용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콜로라도주립대의 전신인 Colorado A & M College에서 Douglass Howry 연구팀이, 고기소에서 마지막 늑골 뒤쪽과 허리뼈 부분 사이에 초음파 프로브(트랜스듀서)를 대고 등지방을 측정하였다(8). 같은 시기 유럽에서는 금속결함을 탐지하는 A-mode의 산업용 초음파가 돼지의 등지방 측정에 사용되었고, 이후에는 기계적 B-mode scan 방법이 더 우수한 측정임을 알고 이를 이용하게 되었다(8).
1960년 국제가축박람회에서는 Stouffer가 초음파를 이용한 육질검사로 Branson model 6의 전신인 기계적 B 스캔 기기를 사용하였다(그림 2).
우리나라에서는 90년대 초부터 한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육질 향상에 중점을 두고 종모우의 조기 선발과 출하 시기를 판정하는 데에 초음파를 이용하게 되었다(9).
수의학 분야에서 이용: 수의학 분야에서 초음파의 첫 사용은 1966년 양의 임신 진단이었다(그림 3)(10). 그 뒤 초음파 사용에 대한 기록은 1986년까지 492건으로, 활용이 크게 늘었다(11). 이 중 50% 정도는 대동물에 관한 것이었으며, 특히 임신 진단이 25% 정도를 차지할 정도였다. 그리고, 소동물에서 심장과 복부검사에 관한 논문이 169건(34%)으로 절반 정도 수준이었다.
현재 초음파검사는 소동물뿐만 아니라 대동물과 말의 진단분야에서 심장, 흉부, 복부, 산과, 안과와 근골격계에 적용되고 있다(12,13,14).
문헌
8. Stouffer JR: History of ultrasound in animal science. J Ultrasound Med 2004;23:577-584.
9. 김형철: 외국의 초음파 이용과 국내현황, 월간 한우개량, 2000; 6월:10-15.
10. Lindahl, I.L., Detection of pregnancy in sheep by means of ultrasound. Nature. 1966;212:642–643.
11. Lamb, C.R., Stowater, J.L., Pipers, F.S., The first twenty-one years of veterinary diagnostic ultrasound: a bibliography. Veterinary Radiology and Ultrasound.1988;29:37–45.
12. Green, R.W., 1996. In: Green, R.W. (Ed.), Small Animal Ultrasound, first ed. Lippincott/Raven Press, Philadelphia, PA/New York.
13. Reef, V.B., 1998. In: Reef, V.B. (Ed.), Equine Diagnostic Ultrasound, first ed. W.B. Saunders, Philadelphia, PA.
14. Nyland, T.G., Mattoon, J.S. (Eds.), 2002. Small Animal Diagnostic Ultrasound, second ed. W.B. Saunders, Philadelphia, PA.
4) 진단기기로써의 초음파의 발전(15)
장기 내에서 발생하는 작은 에코를 분석하여 실제 영상으로 나타낼 수 있다고 제안한 사람이 와일드(Wild; 1950년)(16) 였다. 그리고 이것이 가능해진 것은 1970년대 기기에 컴퓨터 시스템을 도입한 후였다(17,18). 이로써 많은 양의 data 저장과 처리가 가능해졌고, 2차원적 grey scale의 정지영상으로 나타낼 수 있게 되었으며, 1973년부터는 실시간 영상이 가능해졌다(19). 이 실시간 영상이 오늘날 사용되는 B-mode다.
반면 A-mode는 돼지에서 임신을 확인하는 검출장비로 국한되어 사용되고 있다(20). 그리고 심장과 같은 움직임을 표현하는 M-mode(time-motion)는 심장의 판막과 벽의 움직임을 평가하는 데 사용되었다(21,22). 그러나 B-mode나 M-mode는 혈류를 평가하지 못하였다.
도플러 초음파의 등장
도플러 원리는 오스트리아 물리학자인 요한 크리스찬 도플러(Johann Christian Doppler)에 의해 1842년 가설로 제안되었으며, 1845년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그가 발견한 도플러 법칙이 초음파 기기 발전의 근간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초음파 빔이 혈관 내에 흐르는 움직이는 적혈구를 만나 돌아오면 에코의 주파수가 변하게 된다. 움직이는 물체가 탐촉자(transducer) 쪽으로 오면 주파수가 증가하게 되며, 이는 양성 도플러 시프트(shift)에 보인다. 반면 멀리 가는 물체에서는 주파수의 감소로 음성 도플러 시프트에 나타나게 된다. 이런 변화를 측정하면 움직이는 물체의 방향과 속도를 알 수 있다. 처음으로 의학적 도플러가 장착된 것은 1955년 일본이었고(23), 그 뒤 수십 년에 걸쳐 기계들이 혈류 속도를 측정하도록 만들어졌다(24,25). 이후 펄스파인 PW(pulse wave)와 연속파인 CW(continuous wave)로 발전되었다(26).
문헌
15. King AM:Review-Development, advances and applications of diagnostic ultrasound in animals. The Veterinary Journal. 2006; 171:408-420.
16. Wild, J.J.: The use of ultrasonic pulses for the measurement of biological tissues and the detection of density changes. Surgery 1950;27:183–188.
17. Kossof, G., Fry, F.J., Eggleton, R.C.:Application of digital computer to control ultrasonic visualization equipment. Ultrasonographic a Medica. 1971;1:33–40
18. Milan, J.:Digital storage display of two-dimensional ultrasonic scans. Journal of Physics and Medical Biology. 1972;17:440.
19. Griffth, J.M., Henry, W.L.: A real-time system for two-dimensional echocardiography. In: Proceedings of the 26th Annual Conference of Engineering in Medicine and Biology. 1973;15:422.
20. Holtz, W.: Pregnancy detection in swine by pulse mode ultrasound. Animal Reproduction Science. 1982;4:219–226.
21. Edler, I., Hertz, C.H., 1954a. The use of ultrasonic reflectoscope for the continuous recording of movements of heart walls. Kurgyl Fysiogr, Sallsk (Lund) Fordhandl 25, 5–40.
22. Edler, I., Hertz, C.H., 1954b. The use of ultrasonic reflectoscope for the continuous recording of movements of the heart valves. Kurgyl Fysiogr, Sallsk (Lund) Fordhandl 24, 1.
23. Nimura, Y., 1983. History of pulse and echo Doppler ultrasound in Japan. In: Spencer, M.P. (Ed.), Cardiac Doppler Diagnosis. Martimus Nijoff Publishers, Boston.
24. Franklin, D.L., Schegel, W.R.R.F.: Blood flow measured by Doppler frequency shift of back scattered ultrasound. Science. 1961;134:564–565.
25. Stegall, H.F., Rushmer, R.F., Baker, D.W.: A transcutaneous ultrasonic blood velocity meter.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1966; 21:707–711.
26. Curry, T.S., Dowdey, J.E., Murry, R.C., 1990. Ultrasound. In: Curry, T.S., Dowdey, J.E., Murray, R.C. (Eds.), Christensen‘s Physics of Diagnostic Radiology, fourth ed. Williams & Wilkins, Philadelphia, PA, pp. 323–371.
5) 한국 수의학에서 초음파 알게 해 준 분은(?)
한국의 수의학 분야에서 처음으로 초음파를 이용하게 된 계기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필자가 알기로는 이 부분에서 한국 최초로 벤처 회사를 창립한 이민화 사장의 역할이 컸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원 재직시절, 동료 7명과 힘을 합쳐 메디슨을 창업하였다(27). 이 회사가 초음파 진단기기를 만든 것이 국산 초음파 기계 역사의 시작이다. 그러나 초창기 시절, 메디슨이 제조한 초음파 기기는 아쉽게도 기존에 성능이 우수한 외국산 제품에 익숙해져 있던 의사들의 관심을 끌지는 못하였다.
필자가 경상대학교 수의과대학 재직시절(90년대 초)에 메디슨으로부터 초음파 기기를 제공받고 처음으로 사용해 보았다. 당시에 메디슨이 한의원과 동물병원에 초음파 기기를 제공했었는데, 한의원은 의료기기인 초음파를 사용하는데 제한이 있었으나, 동물병원에서는 사용이 자유로웠다. 이러한 계기로 동물병원에서 초음파 기기를 접하고 이용하게 되었다.
이민화 사장(KAIST 교수)은 한국에서 벤처기업을 처음 이끌었던 분으로, 초음파 시장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이후 사업처를 매각하게 되었다(삼성에 인수되어 삼성메디슨이 됨). 이때 초음파 기기를 무상으로 기증했던 일을 떠올리면서, 수의사들에게 초음파를 알게 해 준 기회를 주심에 감사드린다.
27. http://kor.kohea.co.kr/files/2011/08/Madison-Story.pdf: 메디슨 이야기,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6) 수의임상 진단부분에서 X-ray 자리에 도전장을 낸 초음파(15)
수의임상의 영상학 분야에서 진단장치인 X-ray와 함께 초음파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초음파 기기는 인체에 해로운 방사선을 이용하지 않아서 환자나 스캔하는 사람 및 주변 환경에 안전하므로 특별한 안전조치가 필요하지 않다. 비침습적(non-invasive)이고 진정하지 않은 환자에게도 잘 사용할 수 있으며, 이후 질병의 상태를 알기 위한 연속적인 검사로 치료와 스캔을 가능하게 한다. 초음파 기기는 적은 비용으로 운영될 수 있으며, 이용성이 높아 즉시 정보를 알아낸다(12,14). 또한, 연부조직에서 체액성분을 X-ray보다 더 잘 분별해 낸다(14). 그리고, 이전에는 탐색적개복술을 통해 알아내던 정보를 수술 없이 알 수 있게 해준다.
단점도 있다. 특정 사람이 스캔한 영상으로부터 다른 사람이 의미 있는 정보를 알아내기 힘들어 소노그래퍼의 숙달된 기술과 해부학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가스나 뼈와 같은 구조물 등은 영상화가 힘들다는 제한점도 있다. 또한, 초음파 빔이 피부의 털과 공기 사이를 통과할 수 없어서 털을 제거하고 스캔해야 한다.(12,14,28)
초음파의 적용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기존의 방법에 더하여 새로운 진단학적 활용 방법이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혀, 인-후두, 턱관절 및 고막의 영상진단이 가능해졌다. 어린 강아지와 성견에서 뇌의 검사, 수술 중에 개 척추의 검사, 개의 뇌동맥의 혈류 측정, 말의 자궁의 근육의 측정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문헌
28. Herring, D.S., Bjornton, G., 1985. Physics, facts and artifacts of diagnostic ultrasound. Veterinary Clinics of North America Small Animal Practice 15, 1107–1122.
7) 초음파 기술은 어디까지일까? 상상은 금물! (15)
① 초음파 기기와 탐촉자의 하드웨어 : 크기는 핸드백 크기까지, 사람의 지문도 식별하는 초음파로 발전
컴퓨터 산업의 발전과 함께 부품 크기의 소형화는 장비의 디자인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동형 진단기기는 작은 핸드백 크기로까지 소형화될 정도로 발전하고 있다.
탐촉자는 위상배열, 리니어, 곡선과 마이크로 컨벡스로 발전했다. 인체의학에서는 질과 직장 내에 삽입하여 검사가 가능할 정도이며, 식도를 통과하여 심장과 대형혈관, 상부 위장관과 그 주변의 간, 췌장, 림프절까지 검사할 수 있다.
탐촉자 중 1.5MHz 탐촉자는 30cm까지 투과가 가능하기 때문에 말의 심장 검사가 가능하고, 심지어 28MHz의 탐촉자는 사람의 지문도 식별할 수 있다.
② software 부분의 발전과 새로운 기술들 : 4차원 영상으로 뱃속 아기의 하품까지 알아낸다!
소프트웨어의 혁신적인 발전으로 정보를 저장하고 불러내고, 또 먼 곳까지 이동시키는 원격 진단(remote diagnosis)이 가능하게 됐다. 칼라 도플러와 M-mode의 결합으로 시간에 따른 심근의 운동도 추적할 수 있다.
검사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의 볼륨은 점차 증대되고 있으며, 이들 정보를 검사 후 처리하는 기술도 발전하여 panoramic 영상과 산부인과학에서 아기의 3, 4차원의 영상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비교적 artifact가 없고 근본 주파수를 2배로 하여 나타내는 harmonic 기술도 개발되었고, 마이크로버블을 캡슐화하여 만든 초음파 조영제가 개발되어 혈관 안에서 고도의 초음파 빔에 반사를 만들어 hyperechoic 상태를 만들 기도 한다. 이를 통해 문맥전신단락(porto-systemic shunt)과 심장 내 septal defect, 장기의 관류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정상 혹은 암 종양의 평가에도 사용된다.
③ 초음파유도를 통한 생검검사: 종양 검사에 나 빠지면 안 돼요!
의심스러운 병변(종양)에 초음파 유도로 바늘을 잘 장착해 흡인하거나 일부 조직을 떼어내는 생검을 통해 조직병리학적 진단을 할 수 있다. 소에서 수정난 이식을 위해 난포에서 난자를 채취할 때도 초음파가 유용하게 이용된다.
④ 초음파 치료: 신장결석, 방광 결석도 두렵지 않아요!
초음파가 진단뿐 아니라 치료에 사용된 것은 1947년부터이며, 1968년 이후 비뇨기과에서 사용했다.
치료기기로써 초음파는 1947년 Siemens의 SONOSTA가 시작이다. 1968년부터는 물리치료(건염, 관절의 종창, 근육통 등)뿐 아니라 비뇨기과에서도 사용되어 방광결석을 파쇄하는데 이용되었다(30).
신장의 결석을 체외에서 충격파를 이용하여 돌을 깨는 체외충격파쇄석술(돌깸술)이 대표적인데, 사람에서는 돌의 크기가 15mm이하에서 돌깸술의 성공률이 15mm이상보다 2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29).
⑤ 초음파, 이제는 치료다!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열을 내듯이, 초음파를 집속하여 생기는 고열로 종양 등을 치료하는 치료법인 HIFU(고강도 집속초음파 ; hig-intensity focused ultrasound)라는 방법이 있다. 녹내장, 자궁근종, 간암, 파킨슨병, 전립선암 등의 치료에 쓰인다. 이는 중재적 치료법(interventional therapy)의 하나로 침습을 최소화하여 종양을 제거하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매스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31).
⑥ 만성 간염으로 인한 간 경화증, 유방암 검사도 척척!
간 생검 없이 간의 섬유화를 측정하는 fibroscan과 유방 등에서 섬유화를 검사하는 탄성초음파영상(elastogrphy) 같은 다양한 장비들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탄성초음파의 기본개념은 1990년대 초에 처음 소개되었고(32), 유방 병변에서의 임상 적용은 1997년 Garra 등(33)이 처음으로 시도했으며, 간암, 유방암 등의 진단에도 사용되고 있다.
이 탄성초음파 영상법은 수의학 분야에서도 이용되고 있다(34,35). 조직에 압박(stress)을 가해 조직이 이동하는 정도에 따라 측정하는 것으로, 정적인(static) strain elastography와 동적인(dynamic) 전단파 탄성초음파(shear wave elastography)가 있다.
문헌
29. McClain PD, Lange MN Assimos DG: Optimizing shock wave lithotripsy: a comprehensive review. Reviews in Urology. 2013;15(2): 49-60.
30. https://www.siemens-healthineers.com>history. Milestones in ultrasound diagnostics; A history of innovations from Siemens Healthineers.
31.Yao R, Hu J, Zhao W, Cheng Y, Feng C.: A review of high-intensity focused ultrasound as a novel and non-invasive interventional radiology technique. Journal of interventional medicine 2022;5:127-132.
32. Parker KJ, Lerner RM. Sonoelasticity of whole organs: shear waves ring a bell. J Ultrasound Med 1992;11:387-92.
33. Garra BS, Cespedes EI, Ophir J, Spratt SR, Zuurbier RA, Magnant CM, et al. Elastography of breast lesions: initial clinical results. Radiology 1997;202:79-86.
34. Holdsworth A, Bradley K, Birch S, Browne WJ, Barberet V.:Elstography of the normal canine liver, spleen and kidneys. Vet. Radiol Ultrasound. 2014;55(6):620-627.
35. White J, et al.: Ultrasound elastography of the liver, spleen, and kidneys in clinically normal cats. Vet Radiol Ultrasound. 2014;55(4):428-434.
8) 끝맺는 말
박쥐로부터 배운 초음파는 물리학자인 큐리 형제를 통해 그 정체가 더욱 밝혀졌으며, 2차 세계대전을 기하여 바닷속 잠수함을 잡기 위한 SONAR 기술로 발전했다. 이어 많은 의학적인 적용과 더불어 오늘날에는 의학, 수의학, 축산학,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매우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의학 분야에서는 심장내과, 영상의학과, 비뇨기학 등에서 진단과 치료에 이르기까지 날마다 새로운 발전을 이루어 내고 있다. 우리 수의 분야도 초음파 기술에 대한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습득하여 활용함으로써, 최고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하겠다.
초음파진단기기를 병원의 효자장비로 만들기
수의대 학생 시절 마이크로버스를 이용해서, 수원 및 경기도 내 여러 목장에 실습을 다녔습니다. 한 목장에 실습을 갔을 때 일입니다. 농장 주인이 조교 선생님에게 한 젖소를 가리키면서 “이 젖소는 우리 목장의 효녀 딸”이라고 칭찬을 했습니다. 매년 거르지 않고 송아지도 잘 낳고, 유량도 30kg 이상 생산한다며, 우리 목장의 효녀 딸이라고 자랑하던 것이 생생합니다. 이런 우량 젖소가 목장마다 있었는데요, 그래서인지 목장에 효순(孝順)이라는 이름의 소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동물병원에도 여러 가지 진단 장비가 있습니다. 어떤 장비는 효자 장비인 반면, 어떤 장비는 비용만 많이 잡아먹고 병원의 수입 증대에 기여하지 못하는 말썽꾸러기 또는 문제아 장비가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초음파 기기의 선택부터 효과적인 세팅, 정도관리를 통해 초음파 기기를 자주 사용하여 진단의 효과를 높이고, 이를 통해 보호자 만족도 향상과 병원 내 수입증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일명 ‘초음파 진단기기 효자 만들기 프로젝트’입니다.
1) 초음파진단기기의 선택(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안 됩니다!)
초음파 기기가 너무 많죠? 진단용으로 카트형, 테이블탑용 이외에 포터블, 응급용(휴대용), 대동물의 임신진단용 등 종류가 많습니다. 여기서는 주로 소동물 중심의 초음파 기기 선택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초음파 기기를 구매하거나 선택할 때 고려할 사항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영상의 질을 고려해야 합니다.
초음파기기를 선택할 때는 화상의 질이 최고로 구현되는 장비를 선택해야 합니다. 물론 비싼 장비가 싼 장비보다 일반적으로 좋은 화질을 나타냅니다. 중요한 것은 같은 가격대에서도 회사별, 장비별로 비교해서 화상의 질이 좋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진료대상 동물을 고려해야 합니다.
주로 소동물 위주, 그것도 10kg 이하의 개, 고양이를 주로 진료한다면 주파수 5~7.5 MHz 이상의 프로브를 선택하면 되고, 대형견도 자주 진료하는 병원이라면 주파수 5MHz 이하(2~3.5 MHz) 프로브도 준비하셔야 합니다.
셋째, 나의 스캔 실력을 고려해야 합니다.
나의 실력에 맞는 장비를 선택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B mode 외에 칼라도플러 등 몇 가지 도플러 기능이 있으면, 어렵지 않게 상당수의 진단이 가능하리라 봅니다. 고급기종에는 여러 가지 특수기능(예 : 탄성영상, CEUS, strain echocardiography 등)이 많이 있지만, 이런 기능을 갖출수록 기기의 값은 비싸집니다. 따라서 내 스캔 실력과 내가 앞으로 어느 정도의 기능까지 필요로 할지 생각해서 장비를 고르셔야 합니다.
넷째, 재정상태를 고려해야 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기능이 많아질수록 장비의 가격은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재정상태가 여유롭다면 비싼 장비를 구매하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내 재정상태를 고려해서 장비를 선택해야 합니다.
다섯째, 기기 모델의 생산연도를 고려해야 합니다.
장비 구입 전 반드시 생산 연도를 확인하는 걸 추천합니다. 기기를 구입한 뒤 5년 이상 사용한다고 했을 때, 만약 해당 모델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고 판매되지 않는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장비 교체(트레이드)를 할 때 가격을 제대로 못 받을 수 있고, 고장이 났을 때도 부품이 생산되지 않아 아예 기기를 새로 사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필자가 대학교에 재직 시 일본산 좋은 초음파기기를 사용하다가 고장이 난 적이 있습니다. 고장 수리를 위해 대리점을 찾았으나 이미 공급 당시의 대리점은 없어졌고, 대신 맡은 새로운 대리점에 어렵게 접촉했으나, 해당 모델은 이미 단종된 이후였습니다. 고장 부위가 메인보드여서 도쿄의 본사까지 가져가서 수리를 해야 하고, 그 기간도 2달 이상이나 걸린다고 하기에 수리를 포기하고 국산 제품을 새로 구매한 적이 있습니다.
아무리 기능이 좋아도 모델이 단종되면, 고장 시에 수리 방법이 없어서 포기하고 기기를 새로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이외에도 A/S가 잘 되는지, 업그레이드 가능성이 있는지도 고려해야 합니다.
초음파기기 선택에 정답은 없습니다. 이웃 혹은 경쟁하는 동물병원에서 좋은 장비를 샀다고 나도 꼭 그 장비를 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의 현재 상황을 잘 고려해서 상황에 맞는 좋은 기기를 구입하시길 바랍니다.
2) 초음파진단기기의 효과적인 세팅
앞서 언급한 것처럼, 초음파 기기 선택의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고려사항은 영상의 질입니다. 좋은 영상이 표현되도록 하기 위해 초음파기기 기판의 여러 기능을 잘 숙지해서 자기에게 맞는 자가세팅을 해야 합니다.
자가세팅에서 화상의 질과 관련된 것으로 꼭지스위치(knob switch) 및 레버가 여러 개 있습니다. Depth, Focus, TGC(time gain compensation), Zoom(영상의 확대/축소), B mode, 동적구역(dynamic range) 등이 있는데, 이들을 시계방향으로 돌리면 그 세기(기능)가 증가하고,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리면 그 세기가 줄어듭니다. 레버(lever)는 올리고 내릴 때마다 효과가 증가 혹은 감소합니다. 단추처럼 누르면 기능이 활성화되는 스위치도 있습니다. 동적구역(dynamic range)은 돌아오는 에코에 가해지는 압박의 양을 표시하는데, 이 구역이 넓을수록 대조도(contrast)가 떨어지고 좁을수록 대조도가 올라갑니다. 심장초음파에는 좁은 범위(0~45 db)가 복부초음파에는 상대적으로 넓은 범위(0~60 db)가 적용됩니다. 스캔 대상인 동물이 있으면 자가세팅을 더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세팅 시 기술지원 담당자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초음파기기 회사마다 기술지원 담당자(technical manager)가 있습니다. 기기의 최대 효과를 보기 위해서 이분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출장비와 부품교체비 등이 들 수 있습니다.
만약, 사용하는 초음파기기를 세팅한 지 오래됐다면, 기술지원 담당자를 초대해 세팅을 다시 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분들은 각 프로브마다, 각 모델마다 무엇을 어떻게 잘 맞추어야 보다 높은 질이 구현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에 있는 La/Ao ratio(좌심실과 대동맥의 비율) 외에 Pa/Ao ratio(폐동맥과 대동맥의 비율)과 RPAD(right pulmonary artery의 distensibility) 등도 요구하면 새로 잘 세팅해줍니다.
3) 프로브 사용 시 주의사항
프로브 사용 시 주의할 사항은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청결하게 하려면 마른 수건이나 알코올로 닦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열과 물리적 충격에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프로브를 소독하겠다고 고압소독기에 소독하면 압전효과가 없어져서 완전히 못 쓰게 됩니다.
프로브가 땅에 떨어져 물리적인 충격을 받지 않도록 줄을 목에 걸거나, 행거(hanger) 등에 걸어서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4) 초음파진단기기의 정도관리(QA(품질보증, quality assurance)/QC(품질관리, quality control)) 정밀조정 검사
이 부분은 전문가가 다루는 영역입니다. 초음파 영상이 얼마나 정확하게 나오는 지를 초음파용 phantom(모형)을 이용해서 정밀진단합니다.
2.25~7MHz의 프로브에 대해 사각구역(dead zone), 거리 계측의 정확도 측정(vertical & horizontal measurement calibration), 축 및 측방 분해능(aixal & lateral resolution), 국소영역(focal zone), 회색조(gray scale) 등을 검사합니다. 매년 하는 것은 아니고 3~4년마다 이를 전담하는 전문가에게 의뢰해서 받으면 됩니다. 이를 통해 더욱 정확하고 높은 질의 초음파 영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2차 동물병원 이상 혹은 보다 높은 질의 영상이 필요한 병원에 필요합니다.
문헌:
1) Mattoon JS, Nyland TG, Small animal diagnostic ultrasound(3rd ed.): Chapter 1. Fundamental of diagnostic ultrasound. 1-26, 2015. Elsevier, St, Louis, Missouri.
2) 임연진, 황호성, 김동현, 김호철: 인공지능을 활용한 초음파영상진단장치에서 초음파 팬텀 영상을 이용한 정도관리의 정량적 평가방법연구. Journal of Biomedical Engineering Research 43:390-398, 2022.
3) 장경미: 초음파 구입시 우선 고려 사항은? Sonous education 2019-7-5.
4) www. jsbmed.com(초음파기기 정도관리 회사).
5) 김기황: 좋은 초음파 영상을 만드는 방법. 대한초음파의학회 창립 20주년 기념학술대회(2000.5.19.-20).
6) 천영국: 복부초음파의 기본 원리 및 초음파 기기 이해, 2013년 대한내과학회 추계학술대회, p.62-68.
7) 대동물임신진단용 초음파 기기: https://valuestore.us/product/rectal-probe-for-veterinary-ultrasound-scanner-v16.